지난 토요일

저와 딸은 영화 [동주]를 봤어요

딸에게 귀향과 동주 중에 선택권을 줬더니

귀향은 차마 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며

동주를 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 


미리 말해두었습니다

재미있는 상업 영화에 익숙한 딸에게

영화 [동주]는 재미를 접어두라고 말이지요

 

포스터를 보고 있으니

마음이 푹 가라앉습니다

영화를 보는 내내

명치 끝이 묵직하게 눌린 기분

 

우리에게 익숙한 윤동주 시인

누구나 알법한 윤동주 시인의 詩

하지만 그분의 시에 서려있는

속깊은 감정들은 알지 못했습니다


영화 속에 담겨진 윤동주 시인의 고뇌

그 고뇌들이 빚어낸 아름답고 아픈 詩

일제 강점기를 오롯이 살다간 수많은 청춘들

끝까지 담담하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

결국 두 여자 모두 울음이 터져버렸습니다


 

 

영화를 보고 서점에 들렀어요

딸은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펼쳐보더군요

[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]

시집을 대하는 딸의 눈빛이 달라졌어요

딸에게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

 [동주] 관람 후기에 이런 부분이 있네요


...........


영화가 끝나고 한동안 일어나질 못했다

마지막 장면이 지나고 계속 눈물이 나왔다

평소에 잘 안다고 생각했던 그 시에

이렇게 슬픈 뜻이 담겨있는지 생각도 하지 못했다

그저 멋진 시라고만 생각했었는데

내 생각이 너무 부끄러웠다

이 영화는 담담하게 사람을 울린다

우리의 아픈 역사를 담은 영화이기에 무겁다

하지만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한다

우리의 역사는 우리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

나는 재미있는 영화를 좋아하지만

누군가에게 추천한다면

망설임 없이 영화 '동주'를 추천하고 싶다

영화의 마지막 장면

윤동주 시인이 옥에서 생을 마감할 때 들려졌던

그 시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싶다

[서시]

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

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

잎새에 이는 바람에도

나는 괴로워했다

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

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

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

걸어가야겠다


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

 

 

'봉이네 일상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추억의 도시락  (7) 2016.06.27
당연한 거 아냐?  (6) 2016.04.15
영화 "동주" 를 만나다  (0) 2016.03.14
이웃님께 받은 파우치 선물  (0) 2016.03.11
친정 엄마의 마음  (0) 2016.02.22
엽기떡볶이는 엽기였다  (2) 2016.01.25